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헌법을 흔들며 공화당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의 반 무슬림 공약을 비판했던 무슬림계 미군 전사자의 아버지 키즈르 칸이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당국에 의해 캐나다 방문이 저지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칸은 7일 낮 캐나다 토론토의 한 행사에 참석해 강연할 예정이었으나 연방 당국의 ‘여행심사’로 출국하지 못했다고 캐나다 CTV가 전날 보도했다. 행사를 주최한 ‘람세이 토크’는 트위터를 통해 “30년 이상 미국 시민권을 가진 칸이 강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그의 여행특권이 심사 중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칸은 “저뿐 아니라 국외여행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미국인을 매우 우려스럽게 하는 일”이라고 이번 조처에 유감을 나타냈다.
칸은 파키스탄 출신의 미국 변호사로 무슬림이다. 이번 조처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권 6개국 국적자에 대한 반 이민 수정 행정명령과 연관됐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칸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2004년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 칸 대위를 거론하며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무슬림 입국금지 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연설 도중 트럼프를 향해 “헌법을 읽어본 적이 있긴 하느냐? 기꺼이 내 책을 빌려주겠다”며 웃옷 주머니에서 미니 헌법을 꺼내 흔들어 미 전국에서 유명해졌다. (미주 한국 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