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반이민 정책 우려에 연기도 속출 ▶ 교회 해외 여름선교 차질·시민권 취득 붐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샌디에고 한인들이 한국 방문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콘보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K씨는 “올 3월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영향으로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돼 (한국 방문을) 올 하반기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L씨도 역시 오는 4월 한국 방문을 잠정 연기했다.
L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잠재적 테러 위험이 있는 7개국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 입국과 비자발급이 중단되고 공항에서 억류된 뉴스를 접하고 오는 4월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미루었다”며 “모국에 계신 어머님께 사정을 말씀드렸는데 씁쓸하다”고 밝혔다.
이어 L씨는 이 기회에 시민권 취득을 서두르고 있다.
L씨는 “반이민정책이 확대해석이 돼서 한인을 비롯한 다른 인종들에게까지 불통이 튀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다시 한국에 돌아가기에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아내와 함께 시민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도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걱정이 태산이다.
매년 여름이면 한국이나 타국으로 선교를 보내는 교회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혹시 목회자나 교인들이 미국에 재입국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모 한인교회 담임목사는 “청년부에서 올 여름 한국에서 캠프가 있는 데 대상자들은 물론 부모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비자나 기타 문제로 미국에 재입국하는데 지체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로 인해 무작정 강행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도 올 여름방학 때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취소하고 있다.
UC 샌디에고에 재학 중인 한인 임 모씨(23)는 “유학생 비자로 지난해 편입해 수업을 받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반이민 정책에 불안감을 느끼고 올 여름 방학 때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고 한 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꽤 많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 한인 유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신분 문제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역 여행업계에서도 향후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인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 방문 항공권을 구입한 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경우는 아직까지는 단 한 건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올 여름 성수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국 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