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음주운전 전력’ 불체자 추방 속출2017-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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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속요원들 경범자까지 급습해 체포

▶ 추방유예로 웍퍼밋 받은 경우도 대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불체자 단속 정책으로 추방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DUI)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민 당국에 체포되는 추방유예자(DACA)들이 속출하고 있어 이민자 커뮤니티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민당국은 음주운전 경범 전력이 있거나 판결이 나지 않은 경범 혐의자까지도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경범죄 전력만으로 급습 단속의 대상이 돼 집에 들이닥친 이민국 단속 요원들에 체포돼 추방절차에 넘겨지는 한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뉴욕에서는 택시비를 내지 않고 달아나 체포된 경력이 있던 한인 남성의 집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경찰에 체포 당시 찍었던 지문 정보를 확보한 ICE가 이 한인 남성이 불법체류자인 것을 확인하고 집까지 찾아가 체포해 간 것이다. 

결국 경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기도 전에 추방재판에 회부된 이 남성은 자진출국에 합의하고 3월 초 한국으로 돌아갔다. 

또 지난주에는 역시 뉴욕에서 40대 한인 여성이 음주운전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불법체류 신분이 밝혀져 추방재판에 회부됐고, 라스베가스 지역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30대 불체 한인 남성도 추방절차에 넘겨지기도 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26일 한 아파트에 10여명의 이민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멕시코계 이민자 프란시스코 도밍게스(25)를 체포하기 위해서였다.

휴일 아침 휴식을 취하고 있던 도밍게스는 집에 들이닥친 이민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이날 즉시 이민구치소에 수감됐다. 

도밍게스는 5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온 소위 ‘드리머’로 오바마 행정부 당시 DACA 승인을 받은 추방유예자 신분인데다 체포 사유가 음주운전 경범 전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밍게스는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치료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수해 마무리단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시민자유연맹(ACLU)측은 즉각 항의성명을 내고 당국에 석방을 요구했으나 ICE 측은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범죄 전력이 없는 추방유예자까지 체포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이민 당국이 사실상 추방유예자들의 한시적인 체류 신분을 내부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시애틀에서 집에 들이닥친 ICE 요원들에게 체포된 대니얼 메디나(27)는 7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뒤 추방유예 혜택을 받아 워크퍼밋까지 발급받은 상태였고, 범죄전력도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당시 이민수사관들은 “(추방유예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되는 것)이다”고 말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추방유예 행정명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추방유예 행정명령은 사소한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우에도 추방유예 연장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추방유예자라 하더라도 음주운전 경범혐의만으로도 추방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발동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으나 추방가능한 범죄 혐의를 받는 것만으로도 불체자를 추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민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주 한국 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