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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혼혈한인 장래 막는 이중국적법”2017-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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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소원 제기 2세 케이스 결과 주목

▶ 국적이탈 복잡, 미 공직·군입대‘장애’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도록 한 국적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둘러싼 8번째 헌법소원(본보 15일 2면 보도)이 제기돼 최종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한인 2세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가 지난 13일자로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도록 규정한 한국 국적법 12조 2항이 국적 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멜베이군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18세의 고등학생으로 소장에서 “연방 공무원 혹은 군에 입대해 공직에 진출하고자 하나 한국의 이중국적 제도로 인해 신원조회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살았지만 선천적 이중국적제로 인해 만38세가 되기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없게 돼 공직 진출 때 신원조회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저는 한국의 국적법이 왜 저의 꿈을 파괴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멀베이의 법률 대리인인 전종준 변호사에 따르면 1999년생인 멀베이는 내년 3월 말까지 한국 국적 이탈을 해야 하나 복잡한 절차로 인해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국적 이탈을 포기한 상태다.

전 변호사는 “개정국적법으로 인해 선천적 이중국적을 분류하는 기준이 부계주의에서 부모 양계주의로 확대 적용되면서 멜베이군과 같은 혼혈 2세까지 포함돼 미주 한인 2세들의 미 정계나 공직 진출 등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혼혈 2세인 멀베이군은 원정 출산자나 병역 기피자,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 것도 아니지만 단지 어머니가 한국 국적자라는 사실 때문에 국적 이탈의 자유가 제한돼 그 피해가 크기 때문에 또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

거 7차례 헌법소원 사건에서는 모두 합헌 또는 각하 결정이 나왔지만 위헌 의견을 제시하는 재판관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예단은 힘들다.

합헌 결정을 낸 다른 재판관들도 국적 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그 침해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형근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여러 대체방안이 있는데도 국적 선택을 3개월 안에 강제하고, 위반한 경우 무조건 국적 이탈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 한국 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