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이민자 상습음주 ‘도덕성 기준’ 안된다2017-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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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항소법원 재심요구 허용 판결

이민자의 ‘상습적인 음주벽’을 이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도덕성’ 조항에 적용시켜서는 안 된다는 연방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이민 당국이 이민자가 상습적인 음주습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도덕성 결여 ’문제로 결부시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여서 추방명령을 받고도 재심 요구조차 못하고 있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구제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방 제9 순회항소법원은 24일 멕시코 국적의 살로몬 레데즈마-코시노가 추방재심 요청을 거부한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하고, 연방 정부는 코시노에게 추방결정 취소 재심기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1997년 미국에 입국한 코시노는 불법체류 신분으로 이민당국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다. 그러자 코시노는 자신에 대한 추방결정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재심을 요청했으나 당국은 재심기회를 줄 수 없다고 이를 거부했다.   당국은 코시노가 음주운전 전과자로 상습적인 음주벽이 있다며 이는 이민법 조항의 ‘도덕성 결여’에 해당된다며 코시노는 재심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이날 2 대 1로 코시노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법원 스티븐 라인하르트 판사는 “코시노의 상습적인 음주벽을 ‘도덕성 결여’라고 판단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는 질병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며, 질병을 앓고 있는 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라인하르트 판사는 “상습적인 음주벽은 처벌대상이 아니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문제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방 이민법은 도덕성이 결여된 이민자에게 추방구제 기회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소수의견을 제시한 리처드 클립턴 판사는 “이민법은 질병이나 공공안전 등을 이유로 외국인의 입국을 배제하거나 추방시킬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다”며 코시노의 손을 들어준 다수의견을 비판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