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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H-1B 추첨 '구멍'…자회사 통해 중복 신청 201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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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취업(H-1B) 비자 시스템의 '구멍'을 악용해 여러 회사를 이용한 중복 신청이 수천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한 회사가 자회사나 모회사 또는 제휴사를 통해 근로자 1명에 대한 H-1B 비자를 중복 신청해 왔다고 2일 월스트릿저널이 보도했다. 또 한 개인이 취업 오퍼를 받은 복수의 회사를 이용해 한 회계연도에 비자를 중복 신청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이민 전문 변호사는 "H-1B 비자 추첨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중복 신청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외국인 1명에 대한 H-1B 비자 신청을 한 회사에 속한 자회사 4곳을 통해 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보통 대규모 회사의 경우 관계 회사가 많기 때문에 근로자 1명당 평균 4~5곳의 복수 회사를 통해 중복 신청한다는 설명이다. 올 회계연도 중복 신청에 대한 정확한 건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변호사들은 수천 건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복 신청은 H-1B 비자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것으로 엄밀히 보면 불법은 아니다. 이민서비스국(USCIS)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여러 회사를 통한 복수 신청자를 걸러낼 방법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연간 쿼터가 제한된 H-1B 비자는 추첨을 통해 발급되기 때문에 회사.개인들은 추첨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하지만 당국의 마땅한 조치 없이는 추첨을 통한 발급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아이다호주 의료 소프트웨어 제작사 '아이빈치 헬스(iVinci Health)' 대표 켄트 이반오프는 "소규모 회사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복 신청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자회사나 모회사 등 관계사가 다수인 대규모 회사들은 중복 신청이 가능해 추첨 확률을 높일 수 있지만 소규모 회사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해 외국인 전문 근로자 채용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
 

또 1명의 신청자가 여러 회사를 통한 중복 신청에서 모두 당첨될 경우 이는 연간 쿼터에서 한 건이 아닌 여러 건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낭비되는 비자 건수가 발생하고 있다.    H-1B 비자 발급 시스템의 허점을 두고 연방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레슬리(공화.아이호와) 의원은 "비자 발급 방식을 향상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의회에서는 쿼터 확대 방안과 미국인 근로자를 값싼 외국 인력으로 대체하는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를 두고서도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미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