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당국이 전문직 취업비자(H-1B) 소지자의 집을 방문해 근무 여부 등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적 부조 이용자에 관한 영주권 기각 규정도 폐지와 부활이 거듭되는 등 어수선하다.
이민 뉴스 전문 '워크퍼밋닷컴'은 이민서비스국(USCIS) 요원들이 H-1B 비자 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자택을 방문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민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 직장에서 이뤄지는 점검을 집으로 장소만 바꿨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체감되는 부담은 차원이 다르다는 게 실제 자택 검사를 당한 이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집도 더는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고 특히 사전 통보 없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갖가지 질문을 하는 바람에 당황했다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USCIS는 H-1B 소지자 자택 점검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지만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얼마나 시행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대신 USCIS의 매튜버크 대변인은 "H1B 프로그램 유지를 위해 근무지 점검은 중요한 요소"라며 "근무지는 고용주가 지정한 곳에 대해서만 검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USCIS에 따르면 고용주는 재택근무를 결정하면 이민 당국에 관련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관련 규정 준수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USCIS는 자택 방문을 통해 고용주의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또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H-1B 소지 직원이 정해진 업무를 하며 정확한 급여를 받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법적인 신분이라도 푸드 스탬프, 메디케이드 등 공적 부조를 이용한 기록이 있다면 해당 영주권 신청은 기각할 수 있다는 규정도 혼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일 시카고 연방 법원은 해당 규정 적용 금지를 판결했지만 제7 순회 항소법원은 바로 다음 날 관련 규정 부활을 명령했다. 지난 9월 뉴욕 연방 법원이팬데믹 가운데 관련 규정 적용 금지를 판결한 뒤 즉각 제2 순회 항소법원이 원심을 뒤집었던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합법적인 이민자에 대한 재산 검사(wealth test)라며 저소득 이민자의 건강을 우려했다. 시카고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던 일리노이 이민자연합의 킴 폭스 변호사는 "상고를 통해 이민자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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