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회피 목적 등으로 한국 국적을 스스로 포기하는 국적상실자가 미국에서만 매년 1천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선천적 복수국적자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18세 3월 말 이전까지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국적이탈자도 올해부터는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치는 병무청 국감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2008년 3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약 3년4개월 동안 전세계에서 국적포기로 인한 병적제적자는 모두 1만2천452명으로 스스로 국적을 포기한 국적상실자가 1만1천813명, 복수국적자로 외국국적을 선택한 국적이탈자가 639명이다.
시카고 총영사관이 집계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에서도 국적상실과 이탈신고가 늘고 있다. 이탈의 경우 2009년부터 32건, 45건, 올해 12월까지 58건으로 증가 추세다. 상실도 각각 294건, 317건, 357건으로 파악됐다. 시카고 총영사관의 우희창 영사는 이에 대해 “주로 병역문제가 걸려 있는 한인 남성이 국적 이탈·상실 신고를 하고 있다. 순회영사를 나가면 병역문제에 대한 문의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국적이탈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말까지 신고를 마쳐야 하는데 본인 생일을 기준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1994년생인 경우 만으로 18세가 되는 해인 내년 3월31일까지 이탈신고를 마쳐야 제1국민역에 편입되지 않는다. 국적포기로 인한 병적 제적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이 기간 동안 국적상실자가 4천141명, 국적이탈자가 562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상실 3천967명, 이탈 11명)과 캐나다(상실 2천083명, 이탈 39명)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호주와 뉴질랜드, 프랑스 국적취득자가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1천명 이상이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상실 신고를 하고 있고 200명 이상이 대한민국 대신 미국 국적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병무청의 이 같은 통계자료는 2008년 3월부터 법무부가 국적통합관리시스템을 연계하면서 관련 현황을 추출하면서 가능해졌다. 병적 제적자 현황은 제1국민역에 편입된 18~35세 병역미필자 가운데 국적상실·이탈자로 이미 복무했거나 제 2국민역(질병, 고아 등) 처분 이후 병적제적자는 제외됐다.
한편 미국 유학을 이유로 국외여행허가를 받는 병역연기자도 매년 400~500명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카고 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올해 현재까지 유학 사유를 포함한 병역 연기건수가 114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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