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5일 불법체류 청소년들에 대한 추방을 전격 중단하는 한편 이들이 미국내에서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행정 조치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제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16세 이전에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뒤에 5년 이상 거주, 30세 이하인 이들에 한해 범법 사실이 없을 경우 추방을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수많은 젊은 이들은 이미 상당한 방법으로 미국에 기여했다”고 전제하고 ”이미 다른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기소재량권’이 이 부분에도 특별히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조치에 따라 현재 30세 이하의 불법체류자들 가운데에서 16세 이전에 미국에 입국해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고등교육 인정(GED)을 받고, 범법사실이 없는 이들에 한해 추방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이들에게는 미국내 취업을 허용,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도 부여했다.
이 조치는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나 조치내용은 담고 있지 않고 있다. 또한 대상이 된 이들의 부모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미 전국에서 약 8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민법 시행과 관련, 법안의 수정을 거쳐 이들에 추방면제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의 시행방침 변경으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회에서 정부 방침에 대해 찬반양론과 의결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국토안보부는 이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고 밝혀 이날 발표와 동시에 시행되게 됐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이와관련, 이번 조치가 면책(immunity)이나 사면(amnesty)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의 이날 발표는 다음주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가 라티노 사회를 상대로 한 대대적인 선거유세 연설을 앞두고 전격 이뤄진 것이다. 롬니 후보의 라티노 사회 연설에는 지금까지 난항을 겪어 오고 있는 드림법안(Dream Act)의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고 전해졌었다.
조치가 발표되자 이민사회와 미 정치권 민주당 진영 등에서는 크게 환영하고 나섰으나 공화당 일부 인사들과 롬니 선거진영에서는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민주당 제 2인자인 딕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주)은 ”이번 조치는 역사적이고도 인도주의적인 조치”라고 크게 환영하면서, 이전 쿠바 난민들에 대해 취해졌던 정치적 망명조치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우리 경제 앞날에 큰 잠재력을 지닌 선량한 이들에 대한 추방 중단조치는 오래 기다려온 것”이라고 말하고 ” 이민 개혁법안을 추진해온 공화당내 잠정 부통령 러닝메이트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조치는 환영할 만하나 장기적인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소하려 한 조치”라고 비판하고 ”의회를 피해간 조치는 헌법을 무시한 것이며, 이후 이민문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알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