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불체 청소년 80만명에 합법신분2016-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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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법안’을 포함한 연방 의회의 이민개혁 조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불법체류 신분가정 자녀 출신 이민자들에 대해 추방을 중단하고 임시 합법신분을 부여하는 내용의 파격적인 구제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체류 신분으로 미국에서 자라난 청소년과 학생 등 30세 이하의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을 중단하고 이들에게 임시체류 신분과 함께 합법 취업을 허용하는 조치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만명의 한인들을 포함 총 8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불체가정 출신 젊은이들이 당장 추방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날 발표된 구제안 적용 대상은 ▲16세 이전에 입국해 현재 30세 이하인 미국 내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로 ▲최소 5년 이상 계속 미국에 체류하고 ▲현재 학교에 재학하고 있거나 고교 졸업 또는 동등 학력을 소지하고 있거나 미군 복무 경력이 있어야 하며 ▲중범 전과나 반복적인 경범 전과 기록이 없어야 한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불체가정 자녀에게는 일단 2년간 임시로 체류할 수 있는 신분이 주어지며 2년 후 체류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이 기간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퍼밋을 신청할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 구제조치가 수혜자들에게 영주권이나 시민권 등 영구적인 합법신분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밝혔다. 이번 구제조치는 국토안보부가 추방유예 행정명령(deferred action) 형식을 통해 해당 불체 이민자에 대해 행정부 재량권(discretion)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국토안보부는 수혜 대상자는 약 80여만명으로 추산되나 이들에 대한 임시체류 및 취업허용 여부는 개별적인 심사를 통해 결정될 것이며 신청절차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젊은 불법신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머물면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우리의 이민법은 확고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시행돼야 하지만 개인의 환경이나 사정을 무시한 채 무조건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자신이 살지도 않았고 언어도 모르는 나라로 내쫓아선 안 된다”고 80만 서류미비 청소년들에게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격적인 구제조치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현재 미국에는 약 1,150만명의 불법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과반수가 중남미 출신이지만 한인 불체자들도 전체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연방 당국은 집계하고 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