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본선거에서 시민권자가 아닌 무자격자의 투표 행위가 한층 엄격하게 차단될 전망이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16일 논란이 되는 유권자ID 법을 시행하는 각 주가 연방정부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투표참가자의 이민신분을 확인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조치가 소수계의 참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가 오래 동안 거부해 온 주정부의 유권자 이민신분확인을 허용함에 따라 그 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영주권자나 불체자들의 투표 행위가 대폭 차단되는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시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입증할 서류를 미처 준비할 수 없는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기본권 침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9일 오래 전 출생증명서가 화재로 소실된 93세 흑인 할머니의 사례를 들며 특히 히스패닉계나 흑인 등 가난한 소수계 유권자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등록유권자 이민신분확인을 요청한 주정부들은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알래스카·애리조나·아칸소·콜로라도·조지아·아이오와·캔자스·미시간·뉴멕시코·오하이오·유타 등 12개주에 이르고 있다. 조만간 다른 주정부들도 대부분 이민신분 확인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투표하려면 미국서 태어난 자동 시민권자이거나 귀화해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여야 하며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투표권이 없는 영주권자는 물론 불법이민자들까지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논란이 매번 선거 때마다 불거져 왔다. 올해도 플로리다에선 등록유권자 가운데 18만 명이나 미국시민권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연방정부에 이민신분 확인을 긴급 요청한 바 있다.
연방정부는 그 동안 이민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유권자 자격을 가려내지 못해 더 큰 혼란을 야기 할 것을 우려해 주정부들의 이민신분 확인 요청을 거부해왔으나 이제는 기술적인 문제의 개선으로 이를 허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주권자들이 시민권 취득 후에도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시민권자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고 연방정부의 개선된 데이터베이스로도 불법이민자들을 구별해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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