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6남매 둔 부부 이민 단속 피하려다…2014-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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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E 급습에 도망, 차량 뒤집혀 사망

▶ 무차별 단속 비난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미 전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중가주에서 6남매를 둔 이민자 부부가 이민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특히 이민 당국은 피난처의 주를 선포한 캘리포니아주를 타깃으로 주거지나 직장을 급습하는 단속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베이커스필드 등을 포함한 중가주 농장 지대에서 일을 하러 가는 이민자들을 노려 급습 단속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가주 컨 카운티 델라노에 사는 샌토 가르시아(35)와 마르셀리나 가르시아(33) 부부는 전날 농장으로 일하러 나가던 길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급습 단속에 걸리자 이를 피하려고 도주하던 중 차가 뒤집혀 현장에서 사망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알려진 이 부부가 일했던 유나이티드 팜워커스(UFW) 노동조합 관계자는 “델라노에서 농장 일을 한 부부였는데 여섯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밤낮 없이 일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가주 농장지대에 거주하는 불체자들에 대한 이민국의 무차별 단속이 이어지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인권단체들은 “불체자 과잉 단속이 부른 비극”이라며 “단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행정부의 이같은 단속은 국가의 안보가 아닌 정치적 보복을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는 지난 1월부터 캘리포니아주의 이민자 보호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LA를 비롯한 주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1,500명 이상의 불체자들을 체포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 당국의 단속은 이미 추방 명령이 통보됐거나 범죄 기록이 있는 불체자들을 우선적으로 검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형사범죄 전력이 없는 단순 체류신분 위반자들까지 무작위로 체포하는 등 무차별적인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ICE 측은 “단속 요원들의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단속을 하려 하자 이들 부부가 탄 차량이 과속을 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며 “해당 차량을 멈춰 세우고 검문을 하려 했던 것이지 바로 체포 작전을 벌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범죄 전력이 없는 이민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이라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불만에 대해 ICE 측은 “이민단속에서 추방대상 이민자를 유형별로 분류해 단속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범죄전과가 없더라도 추방대상이 되는 이민자라면 앞으로 전개될 모든 이민단속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혀 보다 강도 높은 이민단속을 예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단순 불체자가 체포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에 대해 이민정책 전문가들은 “이같은 단속은 여러 사람의 삶을 파괴할 뿐, 공공 안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