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이민자인 동료 성도를 체포하러 온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밴을 막아서고 '어메이징 그레이스' 찬송가를 부른 교인들이 대거 체포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 경찰은 지난 23일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 사무엘 올리버 브루노의 체포를 막은 노스캐롤라이나 시티웰 감리교회 교인 27명이 올리버 브루노와 함께 체포됐다고 밝혔다.
올리버 브루노는 최근 이민서비스국(USCIS)으로부터 지문 채취를 위해 지역 사무실을 방문하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의심스럽게 생각한 교인들이 23일 함께 USCIS 사무실을 방문했다. USCIS 건물에 들어간 올리버 브루노는 20분 뒤 ICE 요원에게 체포됐고, 교인들은 올리버 브루노를 이민 구치소로 이송하려던 밴을 약 3시간동안 몸으로 막았다. 교인들은 기도하고 '어메이징 그레이스' 찬송가를 부르며 "그를 여기에 머무르게 하라!" "그를 풀어줘라!"는 등의 구호를 ICE 요원에게 외쳤다.
클리브 메이 시티웰 감리교회 목사는 경찰들에게 "당신들의 직업을 이해하지만 우리는 움직일 수 없으니 우리를 먼저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일 USCIS 방문에 대해 "정당한 약속인 것처럼 가장한 미끼"였다며 "그래서 우리가 그와 함께 동행한 것이다. ICE를 믿을 수 없어 그를 보호하기 위해 동행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날 올리버 브루노의 아들인 미국 시민권자 다니엘 올리버 페레즈도 정부 직원을 모독하고 아버지의 체포를 막았다는 이유로 함께 체포됐다.
ICE 대변인 브라이언 콕스는 "올리버 브루노는 연방법 아래 적절한 법적 절차를 받은 범죄자"라며 "미국에 남아있을 합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올리버 브루노는 지난 1994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 중증 면역장애인 루푸스병을 앓고 있는 아내와 처음 이주했다. 하지만 2011년 올리버 브루노의 부모 건강 악화로 멕시코로 돌아갔다가, 아내의 병이 심해지고 멕시코에서는 처방할 수 없게 되자 가짜 서류로 불법적으로 국경을 건너 다시 미국으로 왔다. 그는 최근 11개월간 시티웰 감리교회 지하 교실에서 거주했다.
<미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