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30년 미국거주 교수도 자녀들 앞 체포2018-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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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국 무차별 단속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속에 미국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대학교수와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해온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추방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40년 간 거주하면서 영주권까지 받은 폴란드 출신 의사가 최근 이민당국에 체포된 데 이어 미국 사회에서 장기간 정착해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이민자들도 추방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체포된 방글라데시 출신 대학교수는 범죄기록도 전혀 없어 트럼프 이민 당국의 무차별적 단속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5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30년 전 미국에 유학 와 캔자스시티에 정착해 살고 있던 시에드 아흐메드 자말(55)은 지난달 24일 초등학생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집을 나서다가 앞마당에 대기하고 있던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수갑이 채워진 채로 연행됐다.

14세와 12세, 7세 된 세 자녀와 아내 등 가족들이 자말이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자말은 애초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온 뒤 취업비자(H-1B)를 받아 일하다가 박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학생비자 신분으로 바꿔으며, 한때 신분 문제가 있었다가 최근까지 임시 체류 비자로 거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말은 캔자스시티 파크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화학 등을 가르치며 여러 병원에서 연구활동을 한 경력도 있다. 그는 미국에서 세 아이를 낳아 자녀는 모두 미 시민권자이며 아내는 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학부모 위원회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민 변호사들은 미국에 20∼30년씩 거주한 이민자도 체류 지위에 문제가 생기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프리 베넷 변호사는 “자말의 체포를 보면 이민세관단속국이 과거 범죄 전력이 있거나 현재 체류 비자가 만료된 사람만 문제 삼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베넷은 “최근 이민국 단속 양상을 보면 법원, 학교, 교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체류 지위에 의심이 있는 사람들을 잡아간다”고 말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