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미 후진적 이민행정 ‘속 터져’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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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하면 서류분실, 재신청하면 또 몇년…

▶ 전산화 지지부진 아직도 종이뭉치

연방 이민행정이 여전히 종이서류로 이민서류를 처리하는 60년대식 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어 구태의연한 이민행정이 신속하게 현대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편과 함께 부부가 동시에 취업영주권을 신청했던 한인 김모씨는 이민국 담당 직원의 실수로 함께 영주권을 신청했던 남편 보다 2년이 더 늦게 영주권을 받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민국 직원이 보관 중이던 김씨의 종이로 된 이민서류 폴더에서 서류 하나가 분실돼 이 서류를 찾기 위해 영주권 수속 절차가 수개월이나 지연됐지만 찾지 못해 김씨는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했다. 결국, 이민국이 보관 중이던 종이로 된 서류 한 장이 분실되는 바람에 김씨는 남편보다 2년이나 더 뒤늦게 영주권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10여년 전부터 이민당국은 이민서류 처리를 전면 전산화하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이민 행정은 60년대식 종이서류 처리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재 이민전문 로펌 ‘클라스코 이민법 파트너스 LLP’의 윌리엄 스톡 변호사는 “이민국에서 잃어버린 이민서류 한 장을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내가 이민법 변호사로 활동한 지 22년이 지났지만 그 당시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타자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미국 이민행정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우편방식으로 보내는 영주권카드가 배달 도중 분실돼 영주권카드를 다시 받기까지 1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터키 출신 이민자 세미 오레이는 지난해 7월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온갖 복잡한 이민서류들을 모두 제출한 후 어렵게 영주권 승인을 받아냈지만 아직까지 영주권카드를 손에 쥐지 못했다.     이민국 측은 지난 3월 19일 영주권카드가 배달될 것이라고 통보했지만 오레이에게 영주권카드가 담긴 우편물은 배달되지 않았다. 우체국에 문의하고 이민국에 따졌지만 돌아온 것은 “분실된 것 같으니 영주권카드 재발급 신청을 해야한다”는 답변뿐이었다.
오레이를 더욱 기가 막히게 만든 것은 “영주권 카드를 재발급 받는데 9개월이 더 소요된다”는 이민국 직원의 말이었다. 오레이는 “이미 모든 승인절차가 끝났는데 카드 한 장 다시 발급받는데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한인 박모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주권 유효기간이 끝나기 5개월 전인 지난해 6월 영주권 카드 재발급 신청을 했지만, 박씨는 아직까지 영주권 카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10개월을 넘긴 셈이다.  20여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미국 이민행정이 여전히 후진적인 것은 아직까지도 ‘이민서류 처리 전산화’가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10여년 전부터 전산화 추진을 외쳐왔지만 전산화된 이민서류는 100여개의 이민서류들 중 ‘영주권 재발급 신청서’ 단 1개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카드 재발급에 9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을 정도. 미 언론도 이민당국의 무능과 비효율성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USCIS가 전산화를 외친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민서류 전면 전산화가 언제 이뤄질지는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라고 이민당국을 맹비난했고, 폭스뉴스도 “USCIS가 2014년 투자이민 청원서(I-526), 비이민비자 연장 신청서(I-539) 등 3개 양식을 전산화했으나, 소프트웨어 오작동이 빈발해 온라인 처리가 중단됐다”며 이민당국의 무능을 비판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