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대법 애리조나 이민법 위헌 판결
내려진 연방 대법원의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 부분 위헌여부 결정이 그동안 가장 큰 쟁점 중의 하나였던 경찰의 불체자 검문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오면서 이민자 커뮤니티의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무차별 단속 용인 소수계 피해 우려
앨라배마·조지아 등 유사소송 영향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위헌소송의 주체인 오바마 행정부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전국의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대법원의 ‘경찰의 이민자 신분 검문권’ 합헌인정 결정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검문단속을 용인하는 것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소수계들까지 피해자로 내몰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합법적인 이민서류를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을 범죄자로 간주해 거주 및 취업을 금지한 애리조나 주법의 조항은 연방정부 이민관할권을 침해하는 것이나, 불법이민 의심자에 대해 경찰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앞으로 이어질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주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다른 주들에서도 불체 의심자에 대한 경찰의 신분증 요구를 허용하는 법 제정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또 이번 판결은 지난 15일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서류미비 청소년에 대한 추방유예’ 정책과 맞물려 있어 이민정책을 둘러싼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롬니 후보 진영의 첨예한 대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마자 백악관을 비롯한 민주당, 공화당, 롬니 후보 진영 등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대선 정국에서 이민정책이 정치적인 주요 쟁점이 됐음을 보여줬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조항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의회가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판결을 이민개혁의 당위성과 연결시켰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애리조나주의 법집행 기관이 미국 시민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합헌 결정이 내려진 ‘경찰의 신분증 제시권 조항’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반면 롬니 후보는 “이번 판결은 이민 정책을 초당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겨냥했다.
(미주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