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야기한 이민법 협상과 관련,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의 사실상 부활을 주문해온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을 얼마나 들어주느냐에 합의 도출의 성패가 달렸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이 멕시코 장벽 예산을 이민법 협상에 포함하는 것임을 재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큰 합의를 원한다. 우리는 애초에 다카 문제가 생긴 이유를 해결할 큰 거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멀베이니 국장은 \"단순히 여기에 있는 그 사람(불법체류 청년)들을 사면하면서 국경 문제를 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다카 문제를 지금부터 10년 또는 15년 뒤로 단순히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와 멕시코 장벽 등 이민 문제가 전체적으로 하나의 틀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보고 멕시코 장벽 예산을 이민법에 넣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멀베이니 국장은 어떤 범위의 불법체류 청년들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에 남을 수 있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우리가 그 대가로 무엇을 얻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다카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불법 이민해온 미국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니는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다. 2년마다 갱신 가능하며 수혜자는 8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다카가 위헌이라며 폐기를 선언했지만, 갑작스러운 혼란을 막고자 오는 3월까지 발효를 유예하고 의회에 후속 입법을 요청한 바 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다카 문제를 협상 카드로 내세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다카의 부활을 주장하면서도 멕시코 장벽 건설비용 예산에는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처리한 예산안은 다음 달 8일까지 정부 지출을 대는 초단기 임시 예산안으로, 지금처럼 이민 문제를 둘러싼 여야 입장이 팽팽하게 맞설 경우 다음 달 또 셧다운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전날 민주당에 앞으로 추가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다카 보완입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약속해 민주당의 예산안 통과 협조를 끌어냈지만, 이 약속은 트럼프 대통령과 하원 지도부의 협조까지 담보한 것은 아니어서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묘한 여운을 남기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2월 8일까지 다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 그러나 모두 군사력과 국경보안에 추가로 크게 초점을 맞추려고 시도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셧다운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