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한인 이민자들 미 정착 어려워졌다2019-09-06 09:24
작성자 Level 10

▶ 취업 비자·가족 이민 모두 인터뷰 요구

▶ 트럼프 시대 취업이민 심사 까다로워져

한인들의 미국 이민과 정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영주권 신청단계에서는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취업 비자는 모두 인터뷰를 하며 가족 이민도 인터뷰가 거의 요구되고 있다.

워싱턴 로펌의 한인 변호사는 “요즘 취업으로 영주권을 신청한 경우에는 인터뷰가 모두 잡히고 있으며 가족 이민도 인터뷰가 거의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터뷰시 소득을 체크 하면서 어떻게 돈을 충당했는지, 한국에서 송금을 받았다면 송금은 어떻게 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묻고 서류도 요구한다”고 말했다.

영주권 신청의 마지막 단계인 I-485 신청서에는 ‘노동허가 없이 미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도 새로 삽입됐다. 영주권 신청은 스폰서 회사가 재정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I-140과 이민 신청자의 적격 여부를 체크하는 I-485 단계로 나눠진다.

 J 변호사는 “예전에는 I-485 단계에서 영주권 신청자의 경력 진위를 확인했는데 요즘은 I-140 단계에서도 신청자의 경력 진위를 확인하는 등 영주권 신청 심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권 신청에서는 시험 난이도를 높이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문제 은행식으로 실시되는 시민권 시험은 100문제 중에서 10문제를 골라 출제해 이중 6문제만 맞으면 된다. 앞으로는 문제 은행에 보관된 문제의 난이도를 높인다고 한다. 여기에다 시민권 심사요건도 까다로워졌다.

J 변호사는 “시민권 신청 시 취업 이민자의 경우에는 영주권을 합법적으로 땄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K 변호사는 “영주권을 받은 지 7년이 지난 후에는 시민권 신청에 대한 심사가 좀 완화된다”면서 “이 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미국군대 입대를 통해서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매브니(MAVNI) 프로그램도 최근 들어 중단된 것도 한인 이민자들의 미국 정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인들이 미국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유학생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예전에는 유학생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마치고 나서 쉽게 받을 수 있는 유학생 취업 실습 비자(OPT)도 받기 어려워졌다. 신청기간도 예전의 1개월에서 요즘은 4개월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전문직 취업비자로 불리는 H-1B비자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 힘들어졌다. 비자를 스폰서 해주는 업체도 많지 않을뿐더러 설령 스폰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추첨방식으로 바뀐 H-1B 비자에 당첨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중학교 때부터 조기유학을 하고 대학을 졸업한 A씨는 “미국에서 정착을 하려고 해보니 ‘산 넘어 산’이라는 기분이 든다”면서 “졸업 전에 OPT를 신청해서 4개월 만에 워크 퍼밋을 받았는데 앞으로 H-1B와 영주권 신청까지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고 말했다.

요즘 취업 3순위로 하든 아니면 취업 2순위(5년 경력 또는 석사학위 이상)로 신청을 하든지 영주권을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년 정도 걸린다. 문제는 OPT는 학위를 받은 뒤 1년간만 제공되기 때문에 유학생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H-1B 비자를 신청해서 당첨이 돼야 한다.

H-1B 비자는 매년 4월에 신청하고 10월부터 일을 할 수 있으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문제는 현재 H-1B 비자는 추첨방식이기 때문에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

가령, 유학생이 H-1B를 스폰서 해주는 직장을 찾았다고 해도 만약 추첨에서 떨어진다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추첨에서 당첨될 확률은 석사 이상 소지자가 학사 소지자보다 훨씬 높다.

J 변호사는 “H-1B 추첨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영주권 신청을 빨리 진행해 I-485를 OPT 기간 내에 받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는 않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OPT를 해주는 스폰서 업체에서 OPT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취업 영주권을 바로 진행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K 변호사는 “학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 당첨 확률은 20%, 석사 학위 소지자는 당첨 확률은 80% 정도인 것으로 안다”면서 “모든 분야에서의 이민심사가 까다로워졌으며 특히, 취업이 가능한 워크퍼밋과 관련되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H-1B 기각률이 2배 이상 급등하고 H-1B 비자에 대한 이민당국의 추가서류요청(RFE)은 40%까지 치솟은 것도 한인 이민자들의 이민 정착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시 RFE 비율은 20% 선에 불과했다.
연방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취업 영주권 취득을 위한 첫 번째 단계라 할 수 있는 H-1B 비자 기각률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에 6%에 그쳤던 기각률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15%로 급등한 것이다.

한편 매년 영주권을 받는 한인 이민자 수는 2만명 전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에는 직계가족 초청으로 7,053명, 가족초청 1,250명, 취업이민으로 1만3천,463명 등 총 2만1,766명이 영주권을 받았다.
2017년에는 직계가족 초청 6,439명, 가족초청 1,374명, 취업이민 1만1,315명 등 총 1만9,128명이 영주권을 취득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