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소식

제목반이민정책 여파 한인업계 직격탄201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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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의 사태 대비 씀씀이 줄이고 본국 송금하자”

▶ 불안심리 확산 라티노 등 밀집지역 업소 매출 급감

뷰티 서플라이·네일·식품 등 한인 주력업종 타격

퀸즈 코로나에서 델리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A씨는 2주전부터 배달 물품의 양을 20% 줄이기로 했다. 

예전보다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아침과 점심때가 되면 먹거리를 사러 오는 라티노 고객들로 매장이 붐볐는데,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이 미디어의 헤드라인으로 등장할때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의 여파에 소상인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한인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및 서류 미비자 체포 등으로 이민 사회 전반에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한인 주력 업종에 타격이 미치고 있다. 

생활 필수품이 아닌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업종의 특성상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의 여파를 정면으로 맞고 있다.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의 박헌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더니 회원 업소들 상당수의 매출이 20-30% 하락했다”며 “라티노와 흑인 등 유색 인종이 소비자들의 대부분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의 여파로 이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서 가발, 액세서리와 잡화 등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플러싱 함지박도 소비 심리 위축의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영환 사장은 “추방 소식이나 반이민 행정 명령 발표가 나면, 그 주에는 확실이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라며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한인식품협회에 따르면 퀸즈 코로나와 브루클린 등 라티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회원 업소들이 전에 없던 매출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잭슨 하이츠에서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광민 회장은 “라티노 소비자가 약 70%를 차지하는데, 샌드위치나 맥주 등 먹거리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컸던 이들이 최근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를 줄이면서 15% 이상 매출이 줄었다”며 “회원 업소들에서 전반적으로 10-15% 매출이 감소했는데 뉴욕시의 비싼 렌트를 감안하면 이 정도 수준의 매출 하락은 사실 운영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 뿐 아니라 추방에 대비해 재산을 정리하려는 서류 미비자들의 증가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갑자기 체포되면 재산을 정리할 여유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소비보다는 송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1년 전보다 25% 늘어난 24억 달러에 달했다. 이 역시 2006년 3월 이후 월간 송금액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송금액수는 올해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2일 블룸버그는 반이민 정책이 주택 가격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류미비자들이 떠난 자리를 새로운 이민자의 수가 채워주지 않는다면 렌트 및 주택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국 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