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단속국(ICE)이 뉴욕시에서 개최되는 이민자권익 및 진보 단체의 시위와 집회를 추적하고 요원들에게 집회 내용을 공지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진보성향 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은 정보 공개 요청을 통해 입수한 국토안보부(DHS)의 내부 문서에서 ICE가 지난해 7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뉴욕시에서 열린 진보 성향 집회를 ‘반-트럼프 시위(Anti-Trump Protest)’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리스트에는 범종교 연합단체 ‘뉴생추어리코얼리션(New Sanctuary Coalition)’ 등 이민자 권익옹호 단체의 집회 뿐 아니라 전미총기협회(NRA) 규탄 집회 등의 주최자·협력단체·일시·장소·예상 참석 인원과 SNS에 게재된 집회 소개 내용 등도 수록돼 있다.
아드리아노 에스페이얏 뉴욕주 연방하원의원(민주·13선거구)이 주최하고 케이시 호컬 뉴욕부지사 등도 참여한 인종차별 반대 집회에 대한 내용 역시 해당 문서에 수록된 정황이 드러나자 에스페이얏 의원은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회는 분열과 인종차별을 저지하기 위한 평화로운 집회였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ICE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토안보부 산하임을 고려할 때 해당 문서가 민간 사찰의 증거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뉴생추어리코얼리션은 이미 지난해 2월 ICE를 상대로 민간 사찰을 행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해당 소송은 연방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구금연장영장 미집행 이민자 20여 명 체포=한편 ICE는 5일 ICE 산하 추방단속팀(ERO)의 뉴욕지부가 지난 2월 중 뉴욕시에서 구금연장영장이 집행되지 않은 이민자 2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ICE는 경찰 등 로컬 사법기관에 구금 중인 이민자의 신원 조회 결과 추방재판 회부 대상자로 의심이 되는 경우 ICE가 해당 인물을 인수할 때까지 석방을 미루고 계속 구금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뉴욕 ERO는 시 전역에서 20여 명의 이민자에 대한 구금연장영장 신청이 존중되지 않고 미집행되자 해당 인물들이 석방되길 기다렸다가 체포한 것.
뉴욕 ERO 필드오피스 토마스 데커 디렉터는 5일 “(뉴욕시의) 불체자 보호 관례(sanctuary city politics)가 뉴욕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ICE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구금해 뉴욕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주 중앙일보>